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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을 좋아하세요?

vol.4

아이돌 따라 하기

조치 대학 아이돌 따라 하기 댄스 동아리 SPH 멜뮤제(mellmuse) 미아미아(법학부 3학년) 레이카(외국어학부 3학년)

2018.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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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미아 씨(왼쪽)와 레이카 씨
©이치키 도모히사

"평범한 여대생이 딱 하루 아이돌이 되어 무대에 서다."를 캐치프레이즈로 2012년부터 시작된 '유니돌(UNIDOL)'. 아이돌의 노래에 맞춰 댄스 퍼포먼스를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인데, 대학 동아리별로 그 완성도를 겨루는 이벤트가 결승 대회에만 3500명의 관객이 몰릴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돌을 좋아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해, 망설임 없이 동아리에 들어왔다는 조치 대학 SPH 멜뮤제 회원 두 사람이 대회를 향한 열정과 아이돌에 대한 생각, 동아리 활동이 가져다 준 변화를 이야기해 주었다.


목표는 일본 최고의 여대생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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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키 도모히사

Q:SPH 멜뮤제가 탄생하게 된 계기와 현재의 활동 내용을 이야기해 주세요.

미아미아:동아리가 만들어진 것은 2010년입니다. 그 당시에 아키하바라의 메이드 카페가 크게 유행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대학 축제 때 메이드 카페를 열고 거기서 AKB48의 안무를 가볍게 흉내 내어 춤춰 보자 했던 게 시작이었어요. 거기서 끝날 줄 알았는데, 반응이나 수익이 다 예상을 뛰어넘는 바람에, 이후로도 'SPH48'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넓혀 갔죠.

 그 1기생이 "다른 대학과 함께 아이돌 댄스 따라 하기 이벤트를 열어 보자." 하고 제안해, 2012년에 '대학 대항 여대생 아이돌 일본 최고 결정전 유니돌'이 시작된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의 유니돌 붐의 발단은 SPH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웃음)
 현재 동아리 회원은 30명입니다. 핵심 멤버는 약 15명으로, 연 2회의 유니돌 참가에 중점을 두고 거의 매주 행사에 출연하고 있어요.

레이카:다른 대학 축제에서도 불러 주시는 등, 작년부터 외부 행사가 급증해서 무척 바빠요. (웃음) 행사마다 일정이 맞는 멤버끼리 조를 짜서 세트리스트를 고안하고 연습합니다. 물론 의상도 매번 바꾸고 있어요. 어디까지나 목표는 유니돌이기 때문에, 그 대회의 퍼포먼스로 연계되도록 각 행사 연습을 반복하는, 그런 거라고 볼 수 있죠.

Q:어디까지나 목표는 유니돌이라는 이야기인데, 좀 더 설명해 주신다면?

미아미아:유니돌 지역 예선이 6월과 12월에 있고, 본선은 8월과 다음 해 2월에 열립니다. SPH 멜뮤제는 제1회 대회 때부터 본선 진출에 성공해 왔고, 2014년 여름에는 우승도 했어요. 지금은 전국에서 참가하는 팀이 40개가 넘고 행사에 동원되는 인원이 2만 명에 이르러,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유니돌에서 펼칠 퍼포먼스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기술 향상에 힘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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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키 도모히사

아이돌의 성장을 지켜보는 즐거움

Q:처음에 두 분이 동아리에 들어간 이유는 무엇인가요?

미아미아:고등학교 때부터 소규모 라이브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소위 지하 아이돌이나 성우를 좋아했고, '후리코피(안무를 따라 하는 것)'도 취미로 하고 있었거든요. 조치 대학에 합격했을 때,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는 동아리가 없을까 하고 찾아보다가 발견했죠. 그래서 입학 전부터 이미 들어가기로 마음먹고, 트위터나 유튜브로 계속 찾아봤어요. 쭈욱 한 길로요. (웃음)

레이카:저는 고등학교 때 치어댄스를 했기 때문에 대학에서도 계속하고 싶었는데, 조치에는 치어리딩 동아리밖에 없더라고요. 댄스를 하고 싶어서 SPH 멜뮤제에 들어왔습니다. 미아미아만큼은 아니지만 아이돌도 좋아했고요.

Q:두 분에게 아이돌이란 어떤 존재인가요?

미아미아:저는 진짜 그냥 귀여운 얼굴의 여자애들이 좋아요. 친구들이 왜 자니즈(남성 아이돌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일본의 유명 연예 기획사이자, 그곳에 소속된 남성 아이돌이나 그룹을 가리키는 말) 어쩌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지하 아이돌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처음에는 노래나 춤이 서툴렀던 애들이 점점 성장해 나간다는 거예요. 그 과정을 바라보는 게 사랑스러운 거죠. 오타쿠예요, 그냥. (웃음)

레이카:제 경우에는 중학교 2학년 때 TV 심야 프로에서 NMB48의 야마모토 사카야를 보고 "이거 뭐야!" 하고 한눈에 반했었죠. 지금이야 엄청 인기가 있지만, 저는 그때부터 눈부시게 성장하는 모습을 쭉 지켜봤어요. SPH에 들어온 후에는 '헬로!프로젝트(일본의 연예기획사 업프론트에 소속된 여성 아이돌과 그룹을 총칭하는 말)'의 아이돌 그룹을 아주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중에서도 '주스=주스'라는 그룹의 퍼포먼스가 좋아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미아미아:지금은 루체 트윙클 윙크☆(Luce Twinkle Wink☆)의 이타야마 사오리를 좋아합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정말 반짝반짝 빛나고, 노력파이고, 그런데 그런 걸 드러내지 않고 무대에서는 늘 웃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힘을 주는...... 그런 모습이 정말 예쁘다는 생각이 들어요.
 되고 싶어도 될 수 없는, 그러나 다시 태어난다면 그렇게 되고 싶은 그런 존재이고, 게다가 그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행복해요. 지금도 오타쿠죠. 그럼요.

레이카:저도 귀여운 여자애들을 아주 좋아하는데, 목소리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또 행동거지나 춤도 중요하고, 직감적으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끌리는 아이돌은 나중에도 계속 보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추는 거 마음에 드네!" 싶어서 참고하는 경우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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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키 도모히사

Q:아이돌 댄스는 다른 춤과 다릅니까?

레이카:아이돌 댄스라는 건 치어댄스나 힙합 등과도 전혀 다른 별개의 장르예요. 굉장히 많은 생각을 거쳐서 만들어지는 안무라고 생각합니다.

미아미아:관객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의식하고 있죠. 일부러 이상한 안무를 넣어서 강한 인상을 준다든지, 관객을 끌어들여 다 같이 신바람 나게 만들 수 있는 안무를 고안해 낸다든지 하고 있어요.

레이카:모닝구무스메의 경우에 그런 게 많죠. 인간이라면 절대 이런 동작은 안 할 텐데 싶은. (웃음) 우습지만 멋있잖아요.

미아미아:아이돌 댄스는 개성을 소중하게 여긴다고 생각해요. 인원수가 많은 그룹이면 일사불란한 움직임도 중요한데요. 그럼에도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성을 죽이지 않고 춤을 춘다고 하는 것이 모두의 동기부여로도 이어집니다. 모두의 개성으로 전체가 점점 발전해 가기 때문에, 저희도 개성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어요.

대회 전에는 항상 '품질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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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키 도모히사

Q:다른 데서 볼 수 없는 SPH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미아미아:선배와의 유대가 강하다는 점입니다. 유니돌에 나가기 전에, 우리 퍼포먼스가 우승을 바라볼 만한 수준인지 선배들에게 보여 주고 단점을 지적 받는 '품질 재판'이라는 것을 하는 날이 있어요. 이런 게 가능하다는 것이, 동아리가 수년간이나 계속되고 있는 힘일지도 모르겠네요.

레이카:선배는 매번 네 명이 옵니다. 지적을 받을 때는 힘이 쭉 빠지지만, (웃음) 그래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죠. 받아들이고 개선하고...... 이런 식으로 가는 거죠.

Q:동아리 활동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미아미아:아주 많은데요. 1학년 때의 겨울 유니돌 대회였나? 그때 인원수를 겨우겨우 맞춰서 대회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 사람도 빠지면 안 된다는 마음을 다 같이 공유하며 가장 피나는 노력을 했었다 하는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준우승을 했지만, 그걸 뛰어넘는 퍼포먼스는 이제 못 할 것 같다 싶을 정도로 가장 기억에 남아 있어요. 그때 준우승을 했던 기쁨과 속상함이 지금도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 이후의 대회는, 참가 인원이 많아져서 든든함은 있는데, 반대로 그때만큼 모두의 동기부여를 일제히 강화하는 것이 잘 안 된다 하는 고민이 있네요. 멤버 각자의 우선순위가 달라서 어렵습니다.

레이카:저도 마찬가지로 1학년 때 겨울의 결승 대회예요. 저는 1학년 때 가을에 SPH에 들어왔기 때문에 그게 첫 번째 유니돌이었어요. 예선은 선배가 시키는 대로 나갔는데, 결승 때는 처음으로 곡 책임자가 되었죠. 배치를 어떻게 할지 생각하고, 누가 어떤 안무로 춤출지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자리거든요. 댄스 멤버로도 뽑혔기 때문에 엄청 불안하고 힘들었어요. 선배한테 도움을 받아 가면서 이런저런 좌절도 맛보았지만, 그래도 저로서는 댄스 실력도 향상되었고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SPH 멜뮤제에서 얻은 것 그리고 미래

Q:SPH 멜뮤제 활동을 통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미아미아:인간적으로 성장했구나 싶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축제도 선생님의 지도 아래 시키는 대로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대학 동아리는 거의 나이가 같은 회원들뿐이라 전부 알아서 해요. 그리고 동아리에는 사고방식이나 가정환경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의미에서 사회의 축소판 같은 곳이에요. 실제 사회에 나가기 전에, 그런 환경에서 어떻게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동아리 대표도 맡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주체성이 길러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그저 공부만 하느라고 취미도 없었거든요. 이렇게 재미있는 것을 찾게 되어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가족이나 고등학교 친구들도 정말 재미있게 하는 것 같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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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키 도모히사

레이카:저는 중학교, 고등학교 때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는데, 코치의 지도를 따르는 게 당연한 거였고 회원들 사이에서도 별로 의견을 내놓지 않는 편이었어요. 소극적으로, "되도록이면 뒤쪽에서 춤췄으면." 하는 분위기로요. 그런데 SPH 멜뮤제에 들어오니 그런 소리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고 할까요? (웃음) 그때까지의 저였다면 절대로 안 했을 일을 싫든 좋든 하게 된 거예요. 댄스를 했던 경험을 선배들이 인정해 주고, 아까 말한 곡 책임자 자리를 맡겨 주셨던 거죠.

미아미아:레이카가 처음 들어왔을 때 "얘는 에이스가 될 거야."라는 말들을 했었어요. 춤도 잘 추고 무엇보다 아우라가 있었죠.

레이카:그렇지만 성격상 립싱크라든지 일부러 표정을 짓는 게 부끄러워 계속 과감하게 춤추지 못했었는데, 어느 날 연습 중에 그게 딱 깨지는 일이 있었어요. 내가 부끄러워하면서 하는 퍼포먼스라는 것이, 관객 입장에서 본다면 "저런 모습을 보여 주다니, 참."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른 멤버들의 발목까지 붙잡고 있었구나 싶었죠. 그런 생각이 들자 막힘 없는 춤이 가능해졌고, 선배에게 보여 주었더니 "바로 그거야!" 하는 말이 돌아왔어요. 그때 어떤 의미에서 나 자신의 껍질을 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럿이서 뭔가를 만들어 내는 힘을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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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키 도모히사

아이돌 활동은 한시적

Q: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미아미아:대학 4년 동안 SPH에 쏟아 부었던 열정은 앞으로도 함께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틀림없이 언젠가, 사회에 나가서도, 그때는 이런 조언을 받았었지 하면서, 옛 생각을 하게 될 거예요. 이런 활동은 대학 다니는 동안만 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저의 4년을 빛나게 만들어 줄, 굉장히 소중한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레이카:저도 지금 열심히 생각 중이에요. (웃음) SPH에 소속됨으로써 아이돌 문화를 깊이 알게 되었는데, 이 일본 특유의 문화를 더 많은 나라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9월에 한 달 동안 영국에 연수를 다녀왔는데 그 영향도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외국 사람에게 일본 문화는 아직도 절하는 거라든지 사무라이 같은 게 대부분이고, 아이돌 문화라든지 애니메이션, 만화, 이런 것들은 아직도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아요. 노래와 춤 실력이 좋아지고 성장하는 것을 응원하는, 일본의 독특한 아이돌 문화를 올바르게 알리고 싶습니다.

【인터뷰: 2017년 10월】
구성: 이노우에 마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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