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만들기


사회와의 관계를 창출하는 프로젝트

Ⅰ. 행동을 일으키기 위하여

이나하라 교코

아메리칸스쿨 인 재팬 고등부 일본어교사

2012.10.22

「선생님, 선생님은 어째서 선생님이 됐어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너와 같은 훌륭한 학생을 만나기 위해서야.」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인 대답을 한 후, 자신에게 왜 교사가 되었냐고 물어본다. 일본어 교사가 된 지도 십수년. 아직도 여유를 갖고 수업에 임하지 못 하는 나는, 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이대로 교사를 해도 되는 것인지? 이런 생각을 수없이 하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21 st Century Skills, Backward Design, Multiple Intelligence등등, 화려한 수식어들이 떠올라서 눈앞의 문법 항목과 한자를 어떻게 기르칠 지 고심한다. 혼자서 프로그램을 담당하던 때와는 달라, 전후의 레벨과의 연결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의 레벨도 제각각 다르다. 학생들의 미래를 응시하며 교재를 선정하고 교수법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당장 매번의 수업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 지?

처음으로 이 학교에서 4년째 공부하는 학생을 맡게 되었다. 경어 등을 제외하면  기본적인 문법은 대체로 배운 상태다. 가족이나 음식, 패션 등 친숙한 토픽에 관해서는 여러 수업 방식들을 이미 해 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이 정말로 일본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본인들이 실감하고 있는 지, 늘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일본에 살면서도 일본 사람들과의 접촉이 별로 없다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이런 생각을 그저 막막히 하고만 있던 것도 2011년 3월 11일에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까지였다. 지진 재해에 의한 피해는 지금도 우리들의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아 있지만, 그 후 일본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로부터 전해진 여러 구원 활동들은, 사람들의 깊고 따뜻한 마음의 도량을 보여 주었다.

그때, 뭔가 행동을 일으키는 것만으로 사회에 작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란 생각이 들어, 문득 이런 프로젝트를 생각하게 되었다. 덧붙여 말하면, 아이디어는 언제나 이런 식으로, 「문득」생각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샤워를 하다가, 이동 중인 차 안에서, 어느날 갑자기, 마음 속에  간직했던 것이 「그렇지」하며 불쑥 떠오른다.

프로젝트의 제목은 "Making a Difference"라고 이름을 붙였다.

프로젝트에서는 우선, 자신이 흥미있는 테마를 설정하고 그 테마에 관해서 자신이  어떤 보탬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한다. 예를 들면, 아메리칸스쿨에서는 주말에 후쿠시마의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이때, 무엇을 가르칠지 결정하거나 어린이들의 그룹 나누기, 후쿠시마 사람들과 여러 가지 상담을 하거나 아이들의 피드백 모으기 등, 자원 봉사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일본어를 사용해」참가하는 모습과 기록을 남긴다. 기록하는 방법은 비디오를 사용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후쿠시마 어린이들에게 앙케이트를 하기도 한다.

프로젝트의 마지막에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보고한다. 교사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보좌 역할이다. 학생이 쓴 인터뷰 의뢰를 위한 이메일을 송신하기 전에 체크를 해 주거나, 학생이 어떤 조사를 할 경우 읽을 수 없는 한자가 있으면 이렇게 찾으면 된다는 조언을 한다. 이는 실로 괴로운 일이다. 그냥 가르쳐 주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답을 가르쳐 주지 않고, 해답으로 이끄는 것이 얼마나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는 것인지. 그러나 이렇게 함으로써, 학생들은 「스스로 해 냈다」라는 실감을 얻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나하라 교코 이나하라 교코
아메리칸스쿨 인 재팬 고등부 일본어교사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필요한 능력은 무엇인지, 이를 위해 일본어 수업에서는 어떤 역할 담당할 수 있을 지, 늘 고민하며 파시리테이타(운영 조정 전문가) 로서의 학생의 능력을 개발, 발휘할 수 있도록 여러 활동들을 수업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아오야마학원대학 문학부 교육학과 졸업. 동 대학대학원 교육행정학 전공 박사과정전기 수료. 교육학석사. 베트남, 하노이공과대학 일본어센터 주임 교수. 1998년부터 현직. 공저로『ドラえもんのどこでも日本語(도라에몬의 어디서나 일본어) 』(小学館)가 있다.

일본국제문화교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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